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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꽂힌 태극기

야구장에 꽂힌 태극기

2009 WBC, 한일전 후 꽂은 태극기

2009 WBC, 한일전 후 꽂은 태극기

2023.10.06

2023.10.06

2009년 3월 17일, 제 2회 WBC 2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대회 3번째 맞대결.

1라운드 1승 1패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두 팀이 준결승 목전에서 만난 2라운드 첫 경기.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일본의 마운드였지만, 한국은 1회 말 선발투수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3득점에 성공한다. 이후 투수진의 활약으로 1실점만 허용하며 4:1 승리.

경기가 끝난 후, 이 날의 수훈 선수인 봉중근과 이진영은 마운드에 당당히 태극기를 꽂으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보여준다.



※ MLB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태극기를 꽂는 장면 (출처 : MLB.com)

"단순히 이기는게 아니라 일본과 싸우는 상대가 앞으로 30년 간은 이길 생각조차 못하게 하고 싶다."

- 스즈키 이치로, 당시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던 일본 야구대표팀의 주장

2009년 제2회 WBC. 초대 우승국이었던 일본은 대회 2연패를 위해 '스즈키 이치로'와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5명의 메이저리거를 포함, 자국 리그 내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던 '다르빗슈 유', '스기우치 도시야' 등 최정예 멤버를 총출동 시킨다. 초호화 선수단을 구성한 일본 야구 대표팀의 연봉 총액은 1,315억 원. 대한민국 대표팀 연봉 총액인 76억에 17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 당시 선수단 연봉 비교 (출처 : MBC SPORTS)

 

1라운드 2번의 경기에서 1승 1패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후, 미국 펫코 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 승자는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상황. 대한민국은 1라운드 때 일본에 단 1실점도 내주지 않았던* 봉중근을 선발 투수로, 일본은 현재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투수이자 당시 탈일본급 유망주로 평가받던 '다르빗슈 유'를 선발투수로 내세우게 된다.

*1라운드 대한민국은 일본에게 2:14로 콜드패를 당한 후, 1:0 진땀승을 거둔다. 당시 대한민국의 투수진은 일본 타자들에게 단 한개의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투구로 승리를 가져온다.


 

※ 봉중근과 다르빗슈 유의 당시 성적 비교 (출처 : 연합뉴스)

 

1회 말 일본의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가 흔들린 틈을 타 3득점을 성공한 대한민국은 이후 '윤석민-김광현-임창용'으로 이어진 투수 필승조를 내세우며 단 1실점만을 허용, 일본의 타자들을 꽁꽁 묶으며 승리한다.

지난 대회 일본에게 패배했던 펫코 파크, 같은 경기장에서 완벽하게 설욕에 성공한 것.


 

※ 펫코 파크 전경 (현재 김하성이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디리스의 홈 구장)

 

이 날 경기의 백미는 일본 킬러로 불리던 선발투수 '봉중근'과 일본 최고의 타자 '이치로'의 대결.

'봉중근'은 '이치로'를 3번 상대로 단 한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5회 초, 내야 땅볼로 1루에 진루한 '이치로'를 묶어 두기 위해 '봉중근'은 자신의 장기인 1루 견제 모션을 선보인다. 연속 3번의 견제 모션을 취한 '봉중근'. 그의 빠른 견제 모션에 당황한 '이치로'는 결국 1루로 슬라이딩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 장면은 덤덤하게 견제 모션을 선보이는 봉중근의 모습과 당황한 이치로의 표정이 대비되어 보여지는데, 이는 아직까지 한일전 명장면중의 하나로 회자된다. 이 경기로
 봉중근은 일본을 대파한 '봉열사'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 경기 당시 봉중근 선수의 견제 모습 (출처 : KBS 스포츠 유튜브)

"놀라워요. 작전을 쓸 때마다 백발 백중이군요. 기막힌 용병술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 WBC 미국 해설진, 직전 경기에 부진했던 김광현을 활용해 9회 1아웃을 달성 이후

외신은 압도적인 열세에도 선전한 대한민국의 승리요인으로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인식'을 꼽았다. 당시 그는 뇌졸중 휴유증을 겪고 있었는데,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수를 기용한 용병술과 정교한 수비 전술,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 능력을 증명하며 한국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게 된다.


※ 2009년 WBC 해설진이 감탄한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 (출처 : SBS 뉴스)

이후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난 대한민국 대표팀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 '스즈키 이치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2009년 WBC는 17배의 몸값 차이도 극복해낼 수 있는 한국 야구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린 대회로 기록된다.

이 날 결승 경기는 2023년 3월 MLB닷컴에서 뽑은 WBC 최고의 명경기로 선정되기도 하며, 현재까지도 최고의 경기로 회자되고 있다.

☞ TOP 10 games in World Baseball Classic history (MLB.COM에서 소개한 역대 최고 경기 TOP 10) 


 

※ 2009년 WBC 2라운드 한일전 승리 후 펫코 파크 마운드에 꽂힌 태극기 (이랜드 뮤지엄 소장)

 



 

※ 2009년 WBC 2라운드 한일전에 사용된 3루 베이스 (이랜드 뮤지엄 소장)

 



 

※ 2009년 WBC 2라운드 한일전 경기 공 (이랜드 뮤지엄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