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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온(溫)에어] 할머니의 말, 그 뒤에 숨은 이야기

[마음 온(溫)에어] 할머니의 말, 그 뒤에 숨은 이야기

2024.10.24

2024.10.24


 

Editor 햇살한줌
[마음 온(溫)에어]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로 마주하는 우리 주변의 진실, 따뜻한 마음이 모여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할머니, 이제 그만 쉬세요..."


새벽 4시, 손녀의 간절한 눈빛에도 말순 할머니는 일터로 향합니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에서 그려진 이 장면은 단순한 스크린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조손가정이 살아내고 있는 우리 이웃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조손가정 : 부모의 부재로 인해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가정 형태


 

(출처: 영화 '감쪽같은 그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할머니가 키우면 뭐 해, 제대로 키울 수나 있겠어?"


영화 속 말순 할머니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70대의 나이에도 오늘도 손녀들을 위해 달립니다. 허리가 휘어도 새벽밥을 짓고, 다리가 아파도 손녀의 등 하교를 챙기죠. "우리 공주 꼭 대학 보내고 싶어..." 라며 밤낮없이 일하는 말순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수많은 할머니들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영화는 특히 한 장면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손녀 공주가 엄마 이야기를 들은 날, 말순 할머니는 홀로 골목길에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내가 엄마는 못 되어도, 엄마보다 더 잘할 수 있어..."


 

(출처: 영화 '감쪽같은 그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 장면이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바로 우리 곁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의 이복녀(64세, 가명) 할머니의 사연이 그러합니다. 의붓아버지의 학대를 피해 할머니 품으로 온 손자 민철(16세, 가명)이. 처음 할머니를 찾아왔을 때 민철이의 등에는 시퍼런 멍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때 민철이를 보는데... 가슴이 찢어지더라고요. 내 새끼가 이렇게 맞고 살았다고 생각하니..."


이복녀 할머니의 이 한마디는 영화 속 말순 할머니의 눈물과 겹쳐집니다.

좁은 원룸에서 시작된 할머니와 손자의 동거. 사춘기 소년과 노년의 할머니가 한 공간에서 지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화장실도 없고,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 분리되지 못한 공간 때문에 할머니와 민철이 사이에는 종종 다툼도 있었습니다.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끼니를 거르는 건 예삿일이었고, 할머니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경색으로 건강까지 악화되었죠.


하지만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받은 돈민철이의 지원금까지 꼬박꼬박 모아 새집 마련을 준비했습니다.

※ 당시 이복녀 할머니와 민철이의 주거환경

"우리 민철이만 보면 힘이 나요. 걔가 학교 다녀왔다고 인사하면서 웃는 모습 보면... 이 할매 못 할 게 없어. 아픈 것도 다 잊어버려."


간절함이 통했을까요? 이복녀 할머니는 가까스로 임대주택에 당첨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할머니의 어깨는 다시 무거워졌습니다. 그동안 민철이를 위해 모은 돈으로 임대주택 보증금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복녀 할머니 가정에 도움의 손길이 닿았습니다.


이랜드복지재단의 'SOS 위고'에서 신청 후 3일 만에 부족한 보증금을 지원받아,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새로운 보금자리엔 화장실은 물론, 할머니의 방과 민철이가 공부할 수 있는 공간까지 생겼습니다.

💡 골든타임의 중요성

위기가정은 조금의 시간만 있다면 스스로 살아갈 힘을 회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많은 위기가정이 이런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죠. 이들이 '다시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그것이 골든타임이 중요한 이유예요. SOS위고는 위기가정 발생 시 3일 이내, 긴급한 상황에는 24시간 이내에 빠른 지원을 하고 있죠.


 

※ 이복녀 할머니와 민철이의 새로운 보금자리

"민철이가 꿈이 생겼대요.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내가 살아있을 때 꼭 그 꿈 이루는 걸 봐야죠."


민철이는 이제 자신만의 공간에서 책을 보며 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런 손자의 모습을 볼 때면 이복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저희 가족이
깨끗하고 편안한 집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은 집이 춥고 낡아서
사춘기 손자와 살기에는
많이 불편하였습니다.

오래되다 보니
청소를 하여도
매우 지저분하였고
화장실과 부엌도
매우 불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사한 집은 방도 두 개나 있으며
화장실과 부엌도 깨끗하니
손자도 좋아하고 너무 좋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희에게 이런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복녀 할머니의 감사편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손가정은 2015년 2만 8천 가구에서 지금은 3만 4천 가구로 늘었습니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169만 원.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두 세대를 부양해야 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조손가정 할머니들의 83.2%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SOS위고 봉사단의 봉사현장 방문사진

영화 '감쪽같은 그녀'의 말미에 말순 할머니는 이렇게 외칩니다.


"나는 할매니까 괜찮아..."


스크린 밖 현실에서도 수많은 할머니들이 이 한마디로 하루를 버텨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정말 괜찮은 걸까요?
이제는 우리가 그분들의 어깨를 조금 나눠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당신의 이웃에도

이복녀 할머니 같은 분이 계실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 우리 이웃을 한번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