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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기획자였던 그녀가 리더가 되기까지
2022년 1월 17일
리더의 일은 기획자의 일과 닮았다.
그들의 업무는 어떻게 바꾸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마케팅 기획자로 이랜드에 입사한 신성은 지배인은 올해 7월, 설악밸리점의 부총지배인으로 임명받았다.
늘 기회를 주었던 리더와, 그렇게 만들어진 크고 작은 성공경험은 그녀가 좋은 리더로 성장하게 했다.
Q.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점에서 부총지배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성은입니다. 2015년에 입사해서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점 CRM 마케팅 기획으로 3년간 일했고요. 설악밸리점 오픈을 위해 2019년도 7월부터 이동했습니다. 설악밸리점에서 프런트 셀장과 회원 예약실 업무를 맡다가 올해 7월, 부총지배인으로 임명되었어요.
Q.마케팅 업무를 하시다가 리조트의 부총지배인이 되신 과정이 궁금해요. 호텔업은 언제부터 생각하셨어요?
저는 호텔관광학부를 졸업하긴 했지만, 호텔리어 업무보다는 기획일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홈쇼핑 MD를 준비하면서 대형 온라인종합쇼핑몰에서 기획일을 했는데요.
한편으론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엑셀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게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이랜드로 입사지원을 권유하는 헤드헌터의 전화를 받았어요. 호텔업이면서도 이전과 비슷한 기획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죠.
호텔관련 학과를 나왔지만 호텔업을 하리라고는 생각못했는데, 제가 기획한 것으로 바뀐 고객의 반응을 바로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구요.
당장은 척박하지만
꿈이 있던 그 땅, 설악밸리
Q. 그렇게 속초로 이사를 하게 되셨나봐요! 설악비치점에서 일하시다 설악밸리 오픈멤버로 참여하게 된 이유도 궁금해요.
설악비치점에서 일하고 있을 때, 현재 리조트 부문장님인 이경민 부문장님이 설악밸리점의 오픈멤버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여쭈셨어요.
당시 설악비치점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시점이어서, 제가 가겠다고 손을 들었었죠.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건데요.
사실 그 선택으로 이렇게 많이 울게 될지는 몰랐어요.
Q. 설악밸리점 오픈 과정이 쉽지 않았나봐요!
설악밸리점에 처음 갔을 때는 너무 척박해서 놀랐어요.
2019년에 이동할 당시에는 그 부지에 길도 없고, 화장실도 없었어요.
저는 임시로 설치된 화장실을 도저히 못쓰겠어서, 화장실을 갈 때마다 산 아래로 내려갔던 기억이 나요.
게다가 리조트 앞에는 뱀이 나오고 사슴이 뛰어다녔어요. 오래된 이야기 같지만 아녜요. 딱 재작년 이야기죠. (웃음)
설악밸리 오픈을 담당하는 팀원이 저 말고도 3분이 더 있었는데, 그 분들의 역할이 가장 대단했어요.
그 폐허같은 부지에 여기는 목장이, 여기는 낭만적인 호수가 있게 될 거라고 큰 그림을 그리셨거든요.
그 큰그림을 따라, 체크인할 수 있는 웰컴센터부터 간판, 동 이름까지 다 처음부터 설계하고 만들었어요.
Q.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지금의 변화를 만들기까지 어떤 점을 가장 집중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무엇보다 리조트의 *USP를 살리려고 가장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설악비치점에서 마케팅 업무를 할 때는 늘 명확한 컨셉이 있는 호텔이 부러웠거든요. 예를 들어 켄싱턴호텔 평창은 ‘프랑스 컨셉’, 설악호텔은 ‘영국 컨셉’ 같은 뾰족한 컨셉이 있었잖아요.
설악밸리점도 오픈 준비할 때부터 ‘스위스 컨셉’과 ‘프라이빗 독채’라는 *USP를 정하고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동 이름은 루체른과 베른 등으로 짓고, 웰컴센터의 무드나 객실에 들어가는 집기 하나하나까지 모두 스위스 컨셉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 USP : Unique selling point 의 약자. 고유의 강점을 뜻하는 마케팅 용어.
Q. 설악비치점에서 일하며 배웠던 부분이 설악밸리 오픈 기획에도 많이 반영되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리조트에도 뾰족한 USP가 필요하다는 점은 설악비치점에서 일하며 배웠어요.
저희 총지배인님은 저에게 종종 ‘지금 우리 지점에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 하고 물으셨는데요.
그때 설악비치점의 해수사우나의 유리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가장 먼저 말했어요.
설악비치점의 USP는 ‘리조트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라고 판단했거든요.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점 1층에는 해수사우나가 있지만, 사우나를 즐기면서 바깥을 보기는 어려웠는데요.
해수사우나 유리를 안에서만 바깥을 볼 수 있는 유리로 교체하고, 마케팅을 할 때는 사우나를 즐기면서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서 알렸어요.
그 작은 변화로 얻은 마케팅 효과가 꽤 컸어요.
※설악비치점의 해수사우나 유리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
설악밸리점이 빠른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었던 3가지 비결
Q. 실제로 제가 설악밸리점을 방문했을 때, 스위스 컨셉이라는 느낌을 명확하게 받았는데, 또 다른 것도 있을까요?
‘스위스 컨셉’ 뿐 아니라 ‘프라이빗 리조트’라는 USP도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코로나 19 상황에 설악밸리지점이 더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프라이빗’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사실 저희 지점은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아서, 조식은 3부제로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아 고객을 모시고 있거든요.
식음은 모두 ‘TO GO’ 포장 음식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어떻게 보면 불편한 점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프라이빗 리조트’라는 명확한 컨셉 덕분에 고객을 설득하고, 저희만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Q. 설악밸리 오픈 과정 뿐 아니라, 가동률과 총단가, 콘텐츠 영역에도 두드러지는 변화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지점은 오픈한지 1년이 채안되어서 흑자 전환을 했어요.
정말 빠른 속도였죠. 설악밸리점의 *총단가는 25만원 이상인데요. 리조트 중에는 높은 단가예요.
앞으로도 식음과 즐길거리를 늘려, 총단가를 35만원까지 높이고자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만큼 고객님들께 호텔 서비스 못지 않게 대우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총단가 : 객실 1개당 평균 매입액.
객단가, 식음, 콘텐츠 비용을 더해 산출되며 매출 증대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다.
Q. 총단가를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나요?
분양 회원님만을 위한 패키지 설계의 역할이 컸어요.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회원권을 분양받으신 회원님들이 계시거든요. 그 분들은 켄싱턴호텔의 가장 중요한 고객님이신 한편, 저렴한 가격으로 객실을 이용하고 조식이나 식음은 이용하지 않으시는 특징이 있었어요. 저희는 회원님들이 조식 포함 패키지를 선택하면서도 풍성한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객실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더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설계했어요. 그 덕분에 객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는 회원님들의 매출 규모를 키우면서도 회원님들의 만족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Q. 객실 가동률도 많이 높아졌다고 들었어요.
현재 설악밸리 지점의 객실가동률은 80~90%예요. 또 한 번 총지배인님이 “우리 지점에 뭐가 제일 필요할까?” 물으셨거든요. 저는 반려견 동반 객실을 만들자는 의견을 말씀 드렸어요.
설악밸리점은 독채 펜션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웰컴센터에 방문해서 체크인과 체크아웃, 조식을 이용하셔야 해요.
때문에 웰컴센터와 멀리 떨어져있는 입구쪽 객실을 배정받은 고객님들의 컴플레인이 많았어요. 그래서 입구쪽 객실은 직원 기숙사로 만들었죠.
그런데 얼마전부터 애견 동반 숙박 문의를 주는 고객님들이 늘어나더라고요.
직원 기숙사를 외부로 옮기고, 펫 전용 객실을 오픈하면 어떨까 했어요.
애견 놀이터도 마련하고요. 그 변화로 객실 가동률을 높일 수 있었어요.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점 모습
Q. 이쯤하면 ‘뭐가 필요할까?’ 질문을 기다리고 계신 것도 같아요. (웃음) 또 준비해 놓은 답변도 있으세요?
맞아요.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웃음) 지금은 조경과 자연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방에 잔디가 펼쳐져있고, 사계절 꽃이 피고,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안심되는 최고의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서요.
전문분야는 아니지만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추진하면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이국적인 지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린스테이도 꿈꾸고 있는데요.
최근 ESG가 떠오르는 만큼, 운영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바꾸고 일회용품을 다르게 교체하는 등 친환경 운영으로 변화를 준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부족한 때에도 기회를 주었던 리더,
일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었던 리더
Q. 지금의 부총지배인님이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 있다면 어떤 분이 있을까요?
설악밸리 오픈 멤버로 함께 했던 이경민 부문장님과 송은희 실장님이 생각나요.
먼저 이경민 부문장님은 현재 설악밸리점 총지배인님이자 켄싱턴리조트 전체 부문장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부문장님은 항상 제게 필요한 것을 묻고, 늘 제 능력보다 큰 기회를 주셨어요. 덕분에 지금도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어요.
지금은 해외호텔을 맡고 계신 송은희 실장님은 설악밸리점 오픈 당시에 콘셉터 역할을 하셨는데요.
설악밸리 콘셉트 기획을 하는 동안 저를 옆 자리에 앉히시고 기획서를 정리하는 과정 전부를 보여주셨어요.
콘셉터님이라면 기획을 금방 할 줄 알았는데, PPT에 정리되기까지 수십 가지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재정리 하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여성 리더분께서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을 보았던 것만으로도 큰 감명을 받았는데, 일하는 세부 과정까지 보여주셨던 게 정말 감사하다고 느껴요.
Q. 신성은 부총지배인님께서도 성장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건 이상한 게 맞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이상한 문장이지만 꼭 필요한 말이거든요. 어리거나 직급이 낮은 사원들도 켄싱턴의 서비스나 조직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럴 때 기존에 하던 방식이 맞겠거니 생각하지 않고, 많은 부분 변화를 제안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작은 성공경험들이 쌓인다면 일의 재미도 더 느끼게 될 테니까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하고 계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분양회원들이 보다 우대받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분양회원님들은 1년에 30박 이상 켄싱턴에 방문해주시는 고객님들이거든요. 누구보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에 관심이 많은 고객분들이고요. 그분들을 위해 보다 개선된 상품, 예약, 마케팅 서비스를 실행하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고객이 더 많이 존중 받을 수 있도록요.
Q. 개인적인 목표도 있으신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는 여유를 가지고 넓은 시야로 의사결정하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여유가 없으면 생각이 작아지는 것 같아서요.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여유로운 마인드로 고객을 생각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더라고요. 여행도 잘 하고 좋은 것도 많이 경험하고, 경험한 것을 저희 사업에 적용해낼 줄 아는 열린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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